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다음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 등의 대출 만기 재연장 여부 등을 논의한다. 회장단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의 공격적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 기존 사업자인 5대 금융그룹의 입장과 불만도 위원장에 전달할 예정이다.
19일 은행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윤종규,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NH농협금융지주 김광수 회장은 이번주 후반 서울 중구에 있는 전국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조찬 간담회를 진행한다. 오는 24일 등 주 후반이 유력하다.
이 자리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 등의 대출 만기 재연장 여부 등이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오는 9월30일까지 모든 금융권에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책이 종료되는 9월 이후 위기에 대한 긴장감이 커진 상황인데, 해당 정책이 또다시 연장된다면 은행권에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은 위원장은 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9월이 되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는데 할 만큼 했다고 (정책 연장을) 안 할 수 있겠나"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도 진정되지 않을 경우 대출 만기를 또다시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은행권에서는 수천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각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인터넷 플랫폼까지 완비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에 있어 규제가 느슨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이 의제 또한 간담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등과 관련해 역차별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들은 모든 정보를 열어야 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라고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은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고 금융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전통 금융사들이 주장하는 역차별 주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런 갈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회장들에게 규제 완화 취지를 진지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은 위원장은 국제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새 플레이어(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 환경 변화를 유도하려고 하지만, 기존 은행·카드사들은 이미 경쟁이 심한데 플레이어 수를 늘리고 인센티브를 준다고 불만"이라며 "이해관계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화로운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