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기술력의 하드웨어와 꾸준히 경쟁력 높여온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하고, 콘텐츠 및 플랫폼 등은 글로벌 IT 기업과의 합종연횡으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자적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는 애플에 대항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연합 전선을 꾸리고 있다.
구글과는 스마트폰 초기부터 OS(운영체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인데, 최근에는 양사가 협력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구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인 어시스턴트와 앱 장터 플레이스토어 이용을 촉진시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른 사용료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구글 역시 매년 약 3억 대를 출하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설 수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지난해부터 ‘윈도와 연결’ 기능으로 PC에서 메시지와 알림을 확인하고, 갤러리 내 최근 이미지도 볼 수 있게 됐다. 또 삼성노트와 MS 원노트, 아웃룩, 리마인더 등의 동기화도 지원한다. 예를 들어 갤노트20으로 삼성노트에 메모한 문서를 MS 아웃룩에 붙여넣어 메일로 보낼 수 있다.
이번 갤럭시노트20에선 MS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20으로 ‘마인크래프트 던전’과 ‘포르자 호라이즌4’ 등 100여 개 인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엑스박스 게임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게임 컨트롤러에 갤노트20을 거치하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동영상(넷플릭스), 음악(스포티파이) 등 다양한 글로벌 IT 기업들과 삼성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 연계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에서 단연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갤럭시노트20'은 하드웨어 끝판왕이며, 함께 공개한 '갤럭시 Z 폴드2'는 차세대 폼팩터를 이끌어갈 제품이다.
특히 현재 제대로 된 폴더블 스마트폰을 양산하는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화웨이와 모토로라가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품질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져있다는 게 업계 및 소비자들의 판단이다.
또 삼성전자는 1억 화소가 넘는 이미지 센서는 물론,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100배 줌 카메라 기술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모바일 메신저 ‘챗온’,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 e북 서비스 ‘삼성북스’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들을 만들어 시장 확대를 노렸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후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전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능력 있는 외부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소모적인 자원 낭비를 피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폐쇄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셈이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연합 전선 구축 노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며 “MS와 구글 등의 강력한 콘텐츠를 활용해 과거 대비 수요가 주춤해진 스마트폰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