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노그리드가 상장에 재도전한다. 세상이 바뀌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회사도 최근 2년간 고속 성장세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지난 11일 이투데이와 만나 “내년부터 기업상장을 위한 IR(투자자 대상 홍보)을 시작하고, 늦어도 2022년까지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컴퓨터공학 교수 출신인 김명진 대표는 2015년 9월 최고기술임원(CTO)으로 이노그리드에 처음 입사했다. 3년 뒤 대표를 맡은 그는 이노그리드의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매출은 2018년 40억 원 수준에서 작년 80억 원대로 늘었고 올해는 120억~150억 원이 예상치다. 직원 수도 작년 초 35명에서 올해 100명을 넘게 된다. 김 대표는 “올해 ‘백백’(매출 100억 원ㆍ직원 수 100명) 달성이 확실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CEO를 맡으면서 회사의 기술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조직체계를 개편했고, 또 R&D 부문을 강화해 회사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힘썼다. 인력 확충도 그런 차원에서 진행됐다.
영업은 직접 발로 뛰었다. 클라우드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회사 CTO를 거친 기술 전문가이기에 자사 기술 영업에는 도가 텄다.
김 대표는 “매출 확대를 위해 회사가 누적해온 기술을 사업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과제였다”며 “회사 기술을 가장 잘 아는 입장에서 직원들과 한 몸이 돼 기술을 사업화하고 고객을 만나 직접 설득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짜릿했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나온 부산시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작년 수주한 것이다. 이밖에 이노그리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코트라, 농촌진흥청, 국가기록원 등 다수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레퍼런스는 클라우드 확산 물결에서 추가 수주의 밑바탕이다.
이노그리드는 한국데이터허브얼라이언스(K-DA)의 간사를 맡아 국내 데이터 비즈니스 관련 기업들의 사업 협력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K-DA는 경쟁사들끼리 모인 수평적 협단체가 아니라 데이터 비즈니스 관련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이 함께 모인 수직적 단체”라며 “인공지능, 보안, 클라우드 등 각기 다른 분야의 회원사들이 협력해서 사업을 공동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K-DA는 기술과 사업 협력 기반으로 이익 공유도 가능하도록 조합으로 재출범할 계획이다. 회원사는 현재 총 50개사다.
김 대표는 ‘에이지슈터’가 되는 것을 개인적인 꿈으로 꼽았다. 에이지슈터는 골프 용어로 자신의 나이 이하로 타수를 치는 사람을 뜻한다.
그는 “노인이 되고도 골프를 치려면 건강한 신체, 함께 운동할 사람, 골프 비용을 댈만한 지갑이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골프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건강, 좋은 인간관계, 남이 크게 부럽지 않은 재력을 갖추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회사가 규모가 커지면 이노그리드 아카데미를 세워 데이터 산업 관련 실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