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마트폰(MC) 사업 부문 가동률이 4년 만에 25%포인트(P)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부문 비용 효율화 작업을 거치며 유휴 장비를 줄인 영향이다. LG전자는 생산 효율화 작업과 동시에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비중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손익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상반기 자체 스마트폰 생산 가동률은 106.2%를 기록하며 장기 우상향 그래프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상반기 스마트폰 생산 가동률은 2017년 80.8% 수준에 그쳤지만, 이듬해 96%대로 회복한 뒤 지난해에는 110%를 넘어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폭 조정됐지만 100% 초반대를 유지한 만큼 생산 효율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동률이 올라간 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진행된 스마트폰 부문 비용 효율화 작업의 영향이다. LG전자는 작년에 경기도 평택에 있던 스마트폰 생산 설비를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생산 설비 이전 과정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라인들을 쳐냈다”며 “불필요한 유휴 장비를 없애면서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유휴 장비를 줄인 만큼 LG전자의 스마트폰 자체 생산 능력 수량은 같은 기간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7년 상반기 생산 능력 수량은 3680만 대 수준이었지만 2018년 2020만 대, 2019년 1180만 대까지 축소됐다. 올해는 930만 대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4분의 1 수준이 됐다.
자체 생산 빈자리는 ODM 수량이 채웠다. 올해 국내에 출시한 LG전자 스마트폰 중 자체 생산하는 모델은 ‘LG 벨벳’뿐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프리미엄 모델인 ‘윙’이 시장에 나오면 이 두 가지 모델 위주로 자체 생산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ODM 비중 확대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 화웨이, 오포 등 저가 제품군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중국 제조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할뿐더러, 국제 경기 침체로 주력 시장인 북미, 인도 등지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긴 기간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부의 흑자전환을 위해 다른 제조사보다 상대적으로 ODM 비중 확대를 더욱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양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부문 ODM 비중은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ODM 비중이 7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