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지금보다 개선 추세로 간다고 한다면 3분기 플러스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달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뱉은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던 4~5월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이 7월 한 자릿수까지 감소폭을 줄였지만 이달 들어 개선세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번지면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예상 경제성장률을 크게 낮출 것이 확실해 보인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 기준 잠정 수출액은 23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17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국 수출은 2월 3.5% 증가에서 3월 1.6% 감소로 돌아선 뒤 4월 -25.5%, 5월 -23.6%, 6월 -10.9%에 이어 7월 -7.1%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달 1~20일 실적도 플러스 전환에 실패하면서 7월 감소세가 완화된 이후 더 나아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 흐름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다. 14일 100명대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늘어 이날 열흘 만에 4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은행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집계를 보면, 민간소비가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내구재(승용차·가전제품 등) 위주로 1.4%(전 분기 대비) 늘었다. 이런 소비 회복에 힘입어 전체 내수의 성장 기여도도 0.7%포인트로 1분기(-2.1%포인트)보다 크게 올랐다.
그러나 지금처럼 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퍼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 소비 회복세가 3분기와 4분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소비 부진 탓에 3분기와 4분기의 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이 반등에 실패하고 모두 0%에 머무는 경우를 가정하면, 계산상 올해 연간 성장률은 -2.35%까지 떨어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출 회복 개선세는 둔화하고 내수는 악화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금방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현실적 수치는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코로나19 2차 확산을 가정하고 내놓은 -2.5%이고, 지금 이미 2차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