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에 ‘고객 만족도 1위’를 검색하면 수많은 자동차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실제 구매한 소비재 또는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얼마만큼 만족하느냐를 평가해 순위를 정한다.
고객 만족도 평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첫째 순수하게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 여부를 설문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다.
다른 한 종류는 조사기관의 주도 아래 평가 분야를 설정하고 이에 대해 전문가 또는 일정 소비계층의 주관적인 평가를 거쳐 만족도 점수를 뽑아내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별도의 평가 기준을 선정하거나 배점 등을 나누면서 주관적 시각이 개입될 수 있다. 오롯하게 고객의 만족도를 뽑아내는 전자와 대비해 상대적으로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에는 단순하고 추상적인 ‘만족’ 여부를 벗어나 서비스와 품질ㆍ구매단계ㆍ사후 관리 만족도 등 세부적으로 평가 분야를 나누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고객 만족도 또는 서비스와 브랜드 만족도 1위에는 이른바 1등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늘 시장에서 중ㆍ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브랜드가 만족도 1위의 단골손님이다.
예를 들어, 르노삼성은 11년 연속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토록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지만 내수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복수의 마케팅 전문가와 심리학자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이런 고객 만족도 1위의 배경에는 ‘마이너리티(minority) 효과’가 작용한다. 소수 구매자 집단이 지니는 브랜드 충성도가 고객 만족도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차 또는 기아차를 등지고 르노삼성자동차를 선택한 소비자는 만족도가 곧 ‘자기 선택의 당위성’과 직결된다.
내가 선택한 브랜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곧 ‘나의 잘못된 선택’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100% 만족하지 않아도 만족한다는 의견을 내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마이너리티 효과’는 마이너 브랜드 이외에 틈새시장을 겨냥한, 대다수 사람이 선택하지 않는 ‘니치(nicheㆍ틈새) 브랜드’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객 만족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 시장 품질조사에서 언제나 수위에 오르는 것도 일정 부분 마이너리티 효과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