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은 이동 제한, 자택 대기 명령, 재택근무 등으로 사무실과 호텔,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이 텅텅 비면서 부동산담보대출 부실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부실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미국 10개 은행들을 살펴보면 이들의 부실대출은 전분기보다 총 62% 늘어났다. 이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담보 부실대출 규모는 전분기보다 144% 폭증한 260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은행 부문 전체의 부실대출 규모는 2분기에 42%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은행들은 부실대출에 대비해 올 들어 총 1110억 달러의 자금을 대손충당금에 추가했다. 그만큼 은행들도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자산 기준 미국 4대 은행 중 3곳이 부실대출이 급증한 10개 은행에 포함돼 불안을 더 고조시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JP모건의 부실대출은 재무건전성 주요 척도인 핵심자기자본의 9%에 이른다. BOA는 그 비율이 13%, 웰스파고는 25%를 각각 기록했다.
오토노머스리서치의 브라이언 포란 지역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부실대출, 특히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대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도시를 살펴보면 텅텅 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부실대출을 신용등급 ‘CCC’이거나 그보다 낮은 등급의 부채로 간주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경제 폐쇄에 따른 결과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많은 호텔이 비게 되고 쇼핑몰 트래픽이 멈추며 직장인이 집에 남아 있게 되면서 많은 세입자가 임대료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건물주들도 부동산 미래 수익성이 의심을 받게 되면서 모기지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