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서 거부당한 중국 기술기업들, 싱가포르로 몰린다

입력 2020-09-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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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싱가포르 아시아 허브로 선정…틱톡·알리바바 등 공격적 투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지역 전경. 싱가포르/AP뉴시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지역 전경. 싱가포르/AP뉴시스
미국, 인도와 중국의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위기의 희생양이 된 중국 기술기업들이 싱가포르로 몰리고 있다.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더불어 중국 IT 양대 산맥인 텐센트홀딩스가 싱가포르를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허브로 선정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위챗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세계 최대 게임업체이기도 한 텐센트는 그동안 싱가포르를 잠재적인 지역 허브로 논의하고 있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올해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이 계획이 가속화했다.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 등 일부 사업에 대해서 아예 중국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다른 주요시장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점점 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중국 IT 기업들의 트렌드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텐센트는 최근 미국과 인도에서 자사 핵심 서비스들이 잇따라 금지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이달 20일부터 미국 기업이 텐센트 위챗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분쟁이 격화하자 중국 앱들을 금지했는데 여기에 텐센트의 히트 게임 ‘PUBG 모바일’과 ‘아레나 오브 발러’가 포함됐다.

동남아 시장 자체도 6억5000만 인구로 매우 큰 시장이고 소비자들이 빠르게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텐센트는 성명에서 “현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사무실에 더해 싱가포르에도 동남아와 그 이외 지역에서 성장하는 우리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새 사무실을 열 것”이라며 “기술과 사업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중국과 서구 기업 모두에 매력적인 곳이라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금융과 사법 시스템이 매우 발달해 있다. 여기에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홍콩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으로 일국양제 체제를 무너뜨리면서 매우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싱가포르는 미·중 갈등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는 등 중립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모두에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챗과 더불어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시달리는 동영상 앱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도 향후 3년간 싱가포르에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백 개 일자리를 추가할 계획이다.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업체 앤트그룹과 텐센트 투자를 받은 동남아 유력 이커머스·게임 업체 씨(SEA)도 공동으로 싱가포르중앙은행에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알리바바도 싱가포르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에 지금까지 총 40억 달러(약 4조7300억 원)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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