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돈을 넣어도 연 5% 안팎의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재테크 효자상품으로 각광받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이에 CMA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CMA를 취급하는 24개 증권사의 잔액은 28조6121억원으로 전월대비 10.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의 경우도 전월대비 잔액이 1.1% 감소했는데, CMA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처음이다.
유형별로 살피면 환매조건부채권(RP)형이 전월대비 10.43% 감소했으며, 머니마켓펀드(MMF)와 종금형이 각각 13.32%, 4.05% 줄어들었다.
업계관계자들은 CMA 부진의 원인을 최근 증시불황과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 루머에서 찾았다. CMA는 크게 종금형과 RP형으로 나뉘는데 RP형의 경우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아 증권사 유동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했다는 것.
또 CMA의 2/3 가량은 주식투자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로 지난달 증시 침체로 인해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RP가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도 CMA의 경쟁력 약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RP형 CMA는 채권으로 운용되는데, 시중금리가 높아져 금리면에서 CMA가 은행 대비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 2분기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의 연 6.5~7%에 달하는 고금리 특판 예금이 봇물을 이뤘던 것 역시 CMA로의 자금유입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CMA 금리 인하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대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MA 자금이 지난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이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시기가 아니었다"면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고 단기 유휴 자금 투자처로서의 CMA 메리트는 여전해 투자 매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CMA 계좌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CMA 계좌수는 746만2121개로 전월 713만7097개보다 4.5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