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와 더불어 중국 증시의 상승폭 둔화가 갈길 바쁜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3.73포인트(-2.06%) 하락한 1128.73으로 장을 마감하며 하루만에 1300선을 내줬다.
미국증시가 전날 경기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하락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로 오전장 동안 30포인트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서킷시티의 파산 신청과 GM에 대한 최악의 리포트가 나오면서 국내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상승 반전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중국시장의 상승폭 둔화가 다시 낙폭을 확대시켰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과 투신이 각각 1389억원, 1035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방어에 나선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56억원, 885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실물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6.43포인트(-1.94%) 하락한 325.7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78억원, 111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외국인이 160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하락을 부추켰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국내 증시의 변동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강보합으로 마감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배디 3.6원 오른 1329.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 증시 하락의 영향을 받은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3.7원이 오른 1340원으로 장을 시작했으나 이후 차익매물 출현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강보합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LIG투자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발 악재로 주가가 하락한 것은 맞지만 가장 큰 요인은 중국시장의 상승폭 둔화이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조선, 철강 업종이 크게 상승했으나 중국증시가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경기부양책에 따른 증시효과가 연속성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중국 시장의 조정에 따라 다시 주가가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킷 시티의 파산신청과 GM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은 것은 어느정도 시장에서 내성이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서 팀장은 "이미 증시가 큰 폭의 하락 경험을 했던 관계로 미국 시장의 악재는 더 이상 크게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며 "20일선 위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100선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미국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선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때문에 지수하단이 견고해질 가능성과 함께 증시변동성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시장 상황이 정책랠리의 한계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탈 요인이 가세가 될 경우 연말까지 포스피지수가 1200포인트 후반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당분간 코스피지수 1000포인트에서 1200포인트 중반까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스권 장세에서의 저점매집을 통한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