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13일 테크팩 사업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이날 국내 최대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테크팩사업(이하 테크팩)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테크팩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국내 포장용기 시장점유율에서의 확고한 1위, 그리고 기술력과 인재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이번 매각으로 두산은 약 1934억원의 매각차익이 발생, 부채비율은 46%정도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지주회사로의 전환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크팩 매각대금을 차입금 감축과 향후 다양한 기회 포착을 위해 잉여현금으로 비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해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두산의 이번 매각 결정을 두고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며 향후 유입되는 매각대금은 차입금 감축 및 잉여현금으로 보유, 향후 핵심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전략을 펼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은 오는 12월 분할예정인 테크팩의 지분 100%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거래가치 4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 매각가치 4000억원은 분할시 테크팩에 승계될 차입금 1992억원과 현금유입 2008억원을 포함한 가격이고 매각이익 1934억원이 발생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이 테크팩의 지분 100%를 MBK파트너스와 4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이번 결정으로 두산의 재무구조 개선과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매각결정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연말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시장과의 약속에 대한 이행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두산은 지난 2006년 1월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와 사업 매각 및 분할로 재무구조 개선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병행해왔다.
▲지난 2006년 11월 종가집김치 사업 매각 ▲2007년 12월 두산타워와 생물자원 사업부문에 대한 물적분할 ▲2008년 1월 매거진 사업부문의 양도 ▲ 2008년 8월 출판 사업부문 분할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지난 6월 지주회사의 성장 및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동명모트롤(現 두산모트롤)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지난 8월말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출자 부담 우려와 관련해 시장으로부터 그룹구조와 경영투명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던 아픈(?) 경험을 재차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최근 실물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재차 부각되면서 이러한 시장의 우려섞인 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그동안 신속한 인수합병(M&A)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온 만큼이나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 구조조정 역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매각키로 결정한 테크팩은 병, 캔, PET 등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종합포장재기업으로
써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889억원, 190억원씩 기록했다. 이번 분할 공시기준 테크팩의 자산은 2949억원, 부채가 2585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50년대 국내 최초로 유리병 사업에 진출한 바 있는 테크팩은 종합포장재 기업으로 성장, 특히 포장용기 부문에서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