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기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방발ㆍ정진기금 상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내역’에 따르면, 주파수 재할당 대가산정 연구반이 가동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산정 기준이 없이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5.5조 원으로 계산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주파수할당 대가는 정보통신진흥기금 및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주요 재원으로 ‘디지털 뉴딜’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진흥의 핵심 예산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정부가 재정지출 계획의 근거가 되는 예산안을 주먹구구식으로 추계해 주파수할당대가를 내는 기업의 경영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국가 재정관리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의원실은 밝혔다.
같은 부처 내에서 정부 예산 안 확정을 위해 주파수 할당대가 추계를 담당한 과기부 정보통신산업정책과와 주파수할당 대가를 정하는 주파수정책과의 재할당 대가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추계를 맡은 정보통신산업정책과는 예상 재할당 대가의 경우 이전 경매 당시 정부가 제안한 ‘최저 경쟁가격’을 반영했다고 밝히고 있다. 5.5조라는 숫자는 최저 경쟁가격을 통해 산출한 대가총액(2조360억 원)을 대역폭(130㎒)으로 나눠 10㎒(메가헤르츠)당 대가를 1797억 원으로 확정해 단순 곱하기 한 숫자로 드러났다. 반면, 주파수정책과는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반을 통해 11월 말까지 할당 대가를 사업자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혀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또 과기부는 정부 예산이 확정되기 전인 ‘중기사업계획(2020~2024년)의 중기 수입전망치’에서 예상 재할당 대가를 4.7조 원(4조7811억 원)으로 추계했다가 기재부 협의 후 최종 정부안에서는 5.5조 원(5조5705억 원)으로 올렸다.
과기부 추계대로 재할당 대가가 5.5조 원이 되면 LTE 주파수 가치는 5G 상용화로 예전보다 떨어짐에도 기업들은 할당 대가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2016년 주파수를 재할당받은 SKT와 KT의 2.1㎓(기가헤르츠) 40㎒ 대역의 경우 당시 재할당 대가는 5년 기준 5685억 원이었다. 과기정통부 추계대로라면 내년 재할당에서는 7187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2016년 재할당 대가보다 1502억 원이 비싼 셈이다.
변재일 의원은 “이번 추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정부의 예산안이 본 추계금액인 5.5조 원을 근거로 해서 내년도 사업자가 주파수 할당 대가로 납부할 금액을 1조3926억 원으로 예측한 지출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할당대가가 1조 차이 날 때마다 내년도 기금 수입은 2500억 원 감소해 안정적인 국가 재정관리를 위해 매우 신중한 추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