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4) 씨의 부모를 살해하고 금품을 강탈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 중이던 김모(35) 씨가 재판을 1심부터 다시 받는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 부장판사)는 6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강도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병합 사건과 관련해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묻는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법원은 피고인에게 각각의 사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강도음모' 혐의 사건 병합 과정에서 김 씨에게 국참 희망 의사를 묻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심 재판부는 "항소심은 이런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다각적으로 검토했으나, 피고인이 국참을 희망한다는 뜻이 명확해서 대법원의 입장대로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잘못으로 다시 재판하게 된 점에 대해 이 자리에 계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해 4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이 씨의 동생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으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강도음모)로 추가 기소했고,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이 속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