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초고위험 성향 판정 기준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 초고위험 성향 고객의 비중이 최소 13.4%에서 최고 71.5%로 집계되면서, 최소와 최고의 비율 격차가 6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상위 10개 증권사의 위험성향별 고객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상위 증권사 10곳의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은 평균 22.3%로 나타났다.
초고위험 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로 투자 위험 성향이 파악된 고객 2만1349명 중 1만6025명(75.1%)가 초고위험으로 분류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이 54.8%로,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초고위험 판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삼성증권 37.7% △신한금융투자 33.2% △KB증권 26.1% △메리츠증권 25.5% △미래에셋대우 21.0% △대신증권 15.8%로 집계됐다.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이 가장 낮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13.4%에 그쳤다.
각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가 정한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라 투자자 정보를 확인해 투자자 유형을 분류하지만 구체적인 배점과 문항은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초고위험 성향 고객 비율이 낮은 곳은 13%에서 높은곳은 75%까지 있다”며 “또한 3개년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급격히 수치가 상승한 증권사들도 있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의원은 “자기책임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잘못이 있는 쪽으로 몰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금융감독원에서 제대로 감독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은 “고객 성향을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 있어서 생긴 문제”라며 “금감원에서 관련 검사를 못했고 고객 성향 파악 단계부터 투기 유인이라는 지적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