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올라 열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롤러코스터를 보이며 변동폭은 한달보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이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대량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위안화 등락에도 연동한 가운데 오후장에 위안화가 반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 막판엔 업체들의 달러매수도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그간 과했던 쏠림을 되돌림했다고 평가했다. 다음달 3일로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어 위험회피 현상이 확산했다고 봤다. 다음주는 미 대선과 전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주목하면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1120원과 11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1131.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장중 1126.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9.0원으로 지난달 18일 기록한 10.4원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2.2/1132.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8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오전장엔 위안화 강세와 네고물량에 하락했다. 오후들어 주식이 무너지고 위안화도 뒤집히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종가무렵에는 업체들의 종가바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원·달러가 한참 빠지면서 그간 많이 무거웠다. 미 대선도 코앞이라는 부담도 있다. 기승전 코로나로 최근 미국 하루 확진자수가 7만명에 달하고, 유럽도 봉쇄에 나서고 있다. 3~4월 분위기다. 리스크오프 모드를 보일 것”이라며 “원·달러 저점은 1125원대이며, 중심선은 1135원 부근이다. 다음주는 그간 과도했던 쏠림을 되돌림하며 1135원과 1150원 사이에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후반 미국 지수선물도 그렇고 국내 주가가 많이 빠졌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9000억원 넘게 팔았다. 위안화 환율도 후반에 올랐다. 미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는 변동성이 있을 것 같다. 미 대선 결과가 빨리 안나올 분위기라면 결과가 어떻든 상승압력이 강할 듯 하다. 시장이 예상하는 최상 시나리오인 블루웨이브가 확인되면 저점을 낮출수는 있겠다. 다만 이 경우 당국경계감도 커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주는 선거가 장을 좌우하는 한주가 될 것이다. 1120원에서 1140원 사이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2엔(0.31%) 떨어진 104.29엔을, 유로·달러는 0.0011달러(0.09%) 오른 1.168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23위안(0.18%) 하락한 6.6955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6.6753위안과 6.7109위안을 오갔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9.52포인트(2.56%) 급락한 2267.1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977억7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는 이틀째 순매도며,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8월31일(1조6361억6300만원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최대 순매도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