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가 끝나더라도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은 최소 3주일가량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상원 3분의 1과 하원 전체 등 의회 선거까지 치러지는 만큼 결과 조합별 시나리오가 다를 수밖에 없어 한마디로 예단키 어렵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국 선거가 불복이라는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자본시장은 결국 정책과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을 추종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어느 한쪽이 깨끗이 이기면 불확실성 해소로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이 경우 정책과 펀더멘털을 추종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불복하면 환율이든 경제든 어떻게 될지 모르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도 “한쪽이 깨끗이 이기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조합이 많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복잡하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경기 펀더멘털을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 해소보다는 (선거 결과 조합에 따라) 재정정책 규모나 산업정책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시장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선거결과 확정까지) 적어도 3주는 걸릴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는 헷갈리는 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루웨이브여도 달러화 강세·채권 약세 제한적 =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상하 양원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는 소위 블루웨이브(blue-wave) 결과가 나온다 해도 2조 달러+알파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채권 약세(금리상승)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상원을 공화당이 차지한다면 바이든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책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중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위안화가 강세라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정미영 센터장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단기적으로 위안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로 중국 경제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자본 유입까지 고려하면 위안화 강세 추세가 되돌려지긴 어렵다. 원화도 이 같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에 대한 가이던스(안내)를 2024년 정도까지 한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오르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재정 패키지로 장기물 금리엔 영향이 있을 수 있겠다. 보험사나 연기금의 자산배분이 좀 달라지는 정도로 차익거래나 투자자금 유출입 등 채권시장 전반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국제유가는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바이든이 파리 기후협약 재가입 등 친환경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해 주가와 동반상승했던 금값 역시 현 추세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