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이날 의장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재로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각국 정상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초 참석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다만 다른 정상들과 달리 코로나19에 대한 별도의 영상 메시지는 전하지 않았다. 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개회사를 낭독하는 9분간 고개를 숙인 채 책상 위 무언가를 응시했는데, 나중에 그의 트위터엔 대선 불복의 글들이 연이어 올라온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50분 남짓 시간 동안 “전례 없던, 대규모 사기(투표)를 보여드리겠다”, “조지아에서 대규모 투표 사기 정보가 나오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등의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들 트럼프 주니어에 대해선 “잘 지내고 있다. 고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회담에선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리스트들과 싸워온 미국의 노고를 비롯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대응, 낮은 실업률 등 자신의 업적을 알리고 자리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본인 소유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라운드를 돌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 노력과 개선점에 대해 논의하는 세션에는 불참했다.
코로나19 세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G20 같은 국제기구와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세계적 도전”이라며 “각국 지도자들은 가난한 국가들도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금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부유한 국가들만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고 정상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는, 2개의 다른 세계로 나뉠 수 있다”며 개발도상국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G20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보다 강력해진 WHO를 비롯해 다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영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먼저 글로벌 방화벽을 구축해야 하고,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는 등 포괄적인 개발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한 뒤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대응책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3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785만8178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 수는 137만7000명을 기록하며 3차 대유행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은 확진자 1196만3509명, 사망자 25만4897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수작업으로 진행된 조지아주 재검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고 미국 연방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 개표 인증을 중단해 달라는 트럼프 캠프의 요구를 기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에 포커스를 맞춘 모습이다.
관련 소식을 의식한 듯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가짜뉴스들은 코로나19가 전 세계가 아닌 미국만의 문제인 듯 말하고 있다”며 “내가 일찍이 참석한 G20의 가장 큰 주제는 코로나19에 대한 것이었고, 우린 백신을 통해 빠르게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