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배달 앱 시장 후발주자로 꼽히는 쿠팡이츠가 라이더(배달대행기사)에게 주는 배달 수수료 상한선을 없애며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 구도가 재편될까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다음 달 1일부터 '1만5000원 배달 수수료 상한선'을 없애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배달비 실시간 할증정책 개편 계획을 최근 라이더에게 전달했다.
기존 쿠팡이츠가 라이더에게 지급하던 배달 수수료는 주문량이나 날씨 상황 등 실시간 여건에 따라 3100원에서 1만5000원 사이로 책정됐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그 상한이 없어지는 것으로, 배달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1만5000원 이상도 지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1만5000원 제한을 없앤 것은 맞다"면서 "다만 이 조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는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쿠팡이츠의 이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딜리버리히어로(배달의민족ㆍ요기요ㆍ배달통)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OS 기준 9월 쿠팡이츠 사용자수는 92만381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74만8322명)과 비교하면 22.9%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18만6214명)와 비교하면 사용자수는 1년 사이 5배가량 늘었다.
반면 배민의 9월 사용자수는 전달보다 20만6958명 감소한 1045만3581명, 요기요는 50만464명 감소한 481만2013명의 사용자수를 기록했다. 위메프오와 배달통 사용자수도 전달보다 모두 줄었다.
업계에서는 연말 성수기 수요에 코로나19 특수까지 더해져 배달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한 쿠팡이츠가 라이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던 당시 라이더 공급이 배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배달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주문에 대해 4000∼5000원 선의 배달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요기요는 비슷한 서비스인 요기요 익스프레스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당 8000원을 지급한다.
한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점도 향후 배달 앱 시장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리버리히어로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배달앱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제시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1, 2위 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