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의 창업자인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5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결실을 맺으면서 회사 주가가 급등한 덕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사힌 CEO의 현재 순 자산은 약 51억 달러(5조 5330억 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그는 세계에서 493번째로 부유한 사람이 됐다.
화이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그의 자산을 불려줬다. 사힌 CEO는 바이오엔테크의 지분 18%를 보유했는데, 양사가 만든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95%의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내면서 주가가 크게 급등했다. 올해 들어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250% 이상 뛰었다. 영국이 2일 양사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한 이후에도 주가가 10% 가까이 뛰는 등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오는 10일 미국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경우 주가는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사힌 CEO는 자신의 부인이자 회사의 현 최고의료책임자(CMO)인 외즐렘 튀레지와 함께 2008년 바이오엔테크를 세웠다. 바이오엔테크는 기존에 항암 분야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난 1월 중국 우한을 방문했던 한 가족의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논문을 읽은 뒤부터 코로나19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부부는 1960년대 독일로 이민 온 터키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민 2세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덕분에 돈방석에 앉은 것은 사힌 CEO뿐만이 아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같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 모더나의 주가도 올해 650% 넘게 폭등하면서 스테파네 방셀 CEO와 초기 투자자들을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