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에서 드라이아이스 공장 3곳을 운영하고 있는 브래드던은 지난달 생산량 확대를 위해 설비를 대폭 늘렸다. 이 업체는 이산화탄소를 보관하는 단열 탱크와 드라이아이스를 운반하는 산업용 냉각기 100대를 추가 매입했다.
생산능력을 확대한 업체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배송업체 UPS는 지난달 드라이아이스 생산능력을 시간당 1200파운드(약 544kg)로 늘렸으며, 드라이아이스 생산 설비 제조사인 콜드젯도 최근 생산량을 4배 키웠다.
이들 드라이아이스 업계가 생산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이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콜드 체인’ 유통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해당 백신의 해동 후 냉장 보관 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낮은 온도를 유지한 채 이 백신을 운송 및 보관하기 위해 영하 78도의 드라이아이스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미국은 오는 10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공식 승인이 떨어지기도 전이지만 드라이아이스는 벌써부터 백신 생산 업체와 물류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폭주할 정도로 ‘미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조기 백신 접종 장소가 될 예정인 병원이나 진료소가 드라이아이스 부족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온라인을 통한 신선 식품 주문 증가도 드라이아이스의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남부 텍사스에 있는 드라이아이스 생산 업체 버디 콜런 대표는 “기존의 식품 운송 고객에 더해 의료당국과 병원에서의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며 “총 8개의 공장이 주말도 없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