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1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는다.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은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지난 14일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낮춘 이후 추가 대출 중단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 이달 31일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접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실행분은 이제 받지 않고, 2021년 실행분만 접수한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연결해주는데,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올해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활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으로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개인신용 잔액이 크게 늘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자율적 조치'를 앞세워 은행들을 압박했다. 은행들은 대출총량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넘지않기 위해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총량규제 목표치가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 거세졌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임원들을 불러 “연내 가계 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재차 경고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실패해 연내 총량 관리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시중은행 2곳을 지목해 강하게 질책했다. 해당 은행의 행장과 부행장에게 개별면담을 요청하면서 조만간 소환될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은행들이 한도 낮추기와 '창구 차단'이라는 이례적인 수단까지 동원한 것이다.
KB국민은행도 연말까지 1억 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한다. 연말까지 새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집단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이 기존 신용대출 잔액과 합해 1억원을 초과하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 최저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25%포인트 높였다.
한편,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0월 말 128조8431억 원에서 지난달 말 133조6925억 원으로 한 달 동안 거의 5조 원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