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의 주요 서비스와 자회사인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접속 장애 현상을 보여 전 세계 곳곳 일상이 일제히 멈춰 섰다.
14일 저녁 8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구글의 서비스가 접속 오류를 빚었다. 유튜브, 구글 지메일, 구글독스, 구글 클라우드 등 서비스가 먹통이 됐고, 전 세계에서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미 동부시간으로는 6시 45분께 접속 오류가 시작돼 구글의 온라인 화상 회의 서비스 ‘구글 미트’로 원격 수업을 하는 학교는 일시 휴교를 하기도 했다. 언택트가 일상화하면서 구글 의존도도 동시에 높아졌다는 사실을 이번 일로 확인한 셈이다.
외신들은 구글의 접속 오류가 재택근무에 큰 피해를 줬다고 보도했다. 구글 클라우드, 지메일, 구글 행아웃 등 기업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들이 일제히 중단됐기 때문이다. 다만,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은 구글 사이트의 검색 기능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스마트홈서비스인 구글홈에서도 에러가 발생해 일부 이용자들은 집안 내 정전 문제를 겪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구글홈이 집안의 전등을 관리하는 탓에 지금 깜깜한 아이 방에 앉아있다”라고 불평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미시간주 웨스트랜드에 있는 웨인웨스트랜드 커뮤니티스쿨은 일시 휴교 결정을 내렸다. 9800여 명의 초, 중, 고 학생이 있는 이 학교는 구글 미트로 수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일이 높은 디지털 의존도의 폐해를 여실히 나타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디언은 “한 회사의 서버 접속 오류가 일상 곳곳의 활동을 중단케 했다”라며 “많은 기업이 이번 일을 계기로 구글 의존도를 실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의 접속 오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회사인 유튜브는 지난달 12일에도 2시간 먹통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근거가 없었다.
이달 10일 일명 ‘넷플릭스’법이 시행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구글에 자료 제출 요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0조의 8항에 근거한 조치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에 저해가 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과기정통부가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대상 부가통신사업자는 3개월간 일 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 명 이상,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곳이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구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구글의 경우 일 평균 사용자가 5000만 명 이상이어서 기준을 충분히 충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를 받은 뒤 서비스 안정 수단 이행 조치 충분했는지 검토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시정 명령도 이행하지 않을 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명령 등은 전기통신사업법 제92조 1항1호에 근거한다.
구글코리아는 “스토리지 할당량 문제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에게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문이 아니며 언론 문의에 따른 답변이다.
구글은 접속 오류 발생 뒤 공식 트위터 개정에서 이 사실을 알렸지만, 별도의 한국어 안내나 사과문은 올리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국내 이용자에게 한국어로 접속 오류 문제를 공지하도록 조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