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일본 증시가 이달 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증시는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닛케이225지수 강세 배경엔 지수 산출 방식에 다른 착시효과가 크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이에 지수 투자 전략에 있어선 토픽스(TOPIX) 지수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18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은 혼조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3.28 포인트(0.16%) 하락하며 2만6763.39에 장을 마쳤다. JPX 닛케이 인덱스 4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4 포인트(0.01%) 오른 1만6191.97에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 지수는 전장 대비 0.66 포인트(0.04%) 상승한 1793.24에 시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증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증시는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동안 우리나라와 미국 증시보다 상승 폭이 작았지만, 4분기 들어서는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분기 말 대비 15.4% 올랐다. 지난 9일에는 2만6817.94를 기록하면서 지난 1991년 4월 이후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회복세에 힘입어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강세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일 기준 일본주식형 펀드 41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4.39%로 나타났다. 국가별 전체 수익률(2.78%)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간을 넓혀보면 수익률은 더 양호했다. 일본주식형펀드의 최근 3개월, 6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8.0%와 12.4%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는 모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기도 했다. 11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일본 주식시장에서 1조5000억 엔을 순매수했다. 2019년 4월 이래로 1년 7개월 만의 최대 순매수 규모(월간 기준)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개선 배경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글로벌 주요국가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에 기인한다”며 “그동안 저평가됐던 일본 주식시장에 관심이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증시 전문가는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보다는 토픽스 지수를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최근 닛케이225가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지수 산출 방식에 따른 ‘착시효과’가 크다는 진단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이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며 “구성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는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가까스로 회복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 활용 투자 시 닛케이225보다는 토픽스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엔화 강세 흐름은 향후 시장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엔화 강세로 수출 기업의 물량 회복 효과가 상쇄될 수 있어서다. 또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일본 대내 경기 여건을 고려했을 때도 엔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전문가는 개별 기업 투자 시, 상정 환율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수출 기업 중 경기 회복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을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박주선 연구원은 “개별 기업 투자 측면에서는 소니, 혼다자동차, 화낙, 일본 제철 등이 관심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