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유시장 복귀 준비하는 이란…정유사 "유가 급락에 경쟁력은 떨어져"

입력 2020-12-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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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처 다변화ㆍ수출국 확대엔 긍정적"

▲2018년 11월 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가 5일부터 원유 거래 차단 등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재개한 가운데, 한국 등 8개국을 한시적 예외국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2018년 11월 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가 5일부터 원유 거래 차단 등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재개한 가운데, 한국 등 8개국을 한시적 예외국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

이란이 세계 석유시장 복귀를 준비하면서 국내 원유 수급처의 다변화가 재차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란산 원유의 수입이 가능해지면 수입 및 수출 국가의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경제성’이라는 이란산 원유의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가 수입 금지 이전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 플래츠(Platts)와 페트로넷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원유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일일 16만 배럴(b/d) 늘어나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70만 b/d가 추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 역시 내년 원유 생산과 수출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석유 판매를 230만 b/d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이전에는 석유수출국(OPEC)에서 사우디를 이어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이었으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최근 몇 달간 원유 생산량은 200만 b/d 수준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역시 나프타 함량이 높고 경제성이 있는 이란산 원유를 활발히 수입했으나,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작년 5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18년 11월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전면 복원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포함,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하고 수입 연장을 6개월마다 결정하도록 했으나, 지난해 4월 이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들어서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이란 기류가 흐르면서 이란산 원유를 우리나라가 다시 수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에 대해 원유 수입처가 다변화되고,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가 늘어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단,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란산 원유를 싸게 대체할 수 있는 유종이 많아지면서 이란산 원유의 경쟁력이 이전만큼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란산 원유의 수입이 금지된 이후 정유사들은 미국, 카타르 등으로 수입선을 다양화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세계 시장에 다시 들어오면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후보지가 늘어난다는 점과 이란이 윤활유 등 석유제품 쪽에서 큰 소비 시장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도 “최근 유가 급락으로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유종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검토를 통해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란에서 2018년엔 총 5820만 배럴, 지난해엔 3323만 배럴의 원유를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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