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매출 '20조 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는 창사 27년만에 최대치이며, 매출 20조 원이 넘은 것은 국내 유통 기업 중 이마트가 최초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식 수요 증가가 실적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1조3949억 원, 영업이익 2372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8%, 57.4%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62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 급증했다.
이 실적에는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24, 쓱닷컴 등의 연결 자회사의 실적이 모두 포함됐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돋보인 것은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마트였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순매출액 14조2138억 원, 영업이익 2950억 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8039억 원, 당기순이익은 5607억 원을 기록했다.
내식 수요 증가로 인한 식품 사업 호조가 실적 증대 원인이다. 구체적으로는 할인점과 트레이더스가 선전했다.
할인점의 경우 기존점 신장률이 2019년 -3.4%에서 2020년 1.4%로 4.8%포인트(P) 증가했다. 트레이더스는 총매출 신장률은 2019년 22.4%에서 2020년 23.9%로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만 별도로 보면 지난해 월계점, 신도림점 등 총 9개의 기존점 리뉴얼을 진행해 기존점 매출이 전년대비 신장세로 돌아섰고, 그로서리와 비식품 매장 혁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내식 확대 등이 영향을 줬다"며 "트레이더스의 높은 신장세와 노브랜드 등 전문점 사업의 수익성 및 효율성 강화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형마트 업계는 코로나19 발생 초반만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평가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 저장 목적의 먹거리 수요가 늘면서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을 통한 식품 수요가 급증했으나, 오감으로 느끼길 원하는 식품의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대형마트는 온라인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인 채널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실적을 선방한 점도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4.6% 감소한 6조39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인데, 오히려 영업이익은 19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영업손실 248억 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이날 이마트는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539억2835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