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버스 역사의 출발점이었던 자일대우버스가 결국 문을 닫았다.
자일대우버스는 지난해 6월 울산공장 내 모든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하반기 생산 대수는 15대가 전부였다. 공장 내에 머물러 있던 미출고분 일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자일대우버스는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한다. 베트남에서 생산한 버스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일대우는 베트남과 중국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자일대우버스는 1955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효시이자 대우버스의 전신인 신진공업사로 출발했다.
한국전쟁 이후 망가진 미군 화물차를 수리하던 신진공업은 화물차 프레임 위에 양철로 된 승객석을 얹었다. 그렇게 중형 승합차로 개조했던 게 국산 버스의 시작이었다.
신진공업사는 부도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어려움을 겪다가 1987년 자동차 산업에 야망을 품었던 김우중 회장의 대우그룹 품에 안겼다.
이후 대우자동차, 대우버스로 도로를 달렸지만,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2002년 영안모자가 버스 사업을 인수했다. 지분 정리 등을 거쳐 2018년 자일대우상용차로 사명을 변경했다.
내수 버스 시장이 위축기에 접어들었던 2006년, 자일대우버스는 오히려 내수 시장에서 4500대 판매하는 등 정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이었다.
그러나 이후부터 하락하면서 2019년 약 19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결국, 지난해 판매는 697대에 머물렀다.
30년래 최악인 버스 산업의 이런 위기는 현대차 역시 피하지 못했다. 버스와 트럭을 생산해온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달 4일부터 10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현대차는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탄력적 생산을 통해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