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은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중증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조건부 허가 및 임상 3상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나파벨탄은 췌장염 등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spike protein)이 세포내로 침투하는데 이용하는 TMPRSS2( transmembrane protease serine 2)라는 효소를 타깃해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환자 104명을 나파벨탄 투여군과 표준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10일간 투여했다. 특히, 조기경보점수(NEWS, National Early Warning Score)가 7점 이상인 고위험군 36명에게서 증상개선 및 회복속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다. 조기경보점수(NEWS)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환자의 치명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7점 이상의 고위험군 환자는 사망확률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 결과, 나파벨탄 투여군은 10일간 투여 직후 61.1%의 환자가 회복에 도달하여 표준치료군 11.1%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전체 임상 기간인 28일 경과 후에는 나파벨탄 투여군의 94.4%, 표준 치료군의 61.1%에게서 증상개선률를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인한 사망 사례가 표준치료군에서 4건이 발생한 데 비해 나파벨탄 투약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이런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다수의 국가와 나파벨탄의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허가 신청은 해외에서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근거를 확보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나파벨탄은 중증의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치료효과를 입증한 약물”이라며 “특히 각종 변이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수 있어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대규모 임상 3상 계획서도 식약처에 제출했다. 임상 3상은 약 600명의 중증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여곳 이상의 기관에서 진행한다. 또, 임상 환자의 신속한 모집을 위해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