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0년 소셜 커머스 3총사로 나란히 출발대에 섰지만 어느새 쿠팡은 유통 공룡으로 발돋음했다. 네이버를 겨냥해 업계 1위를 넘보고 있는 쿠팡과 달리 위메프와 티몬의 점유율은 각각 5%, 3%에 불과하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티몬이 국내 증시 입성으로 반전을 노리는 가운데 위메프도 전통 유통업체와 협력하는 한편 수장을 바꿔 부활에 나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 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PSA컨소시엄이 국내 기관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255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고, 기존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5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투자자들은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했다. 교환사채는 자본으로 인정돼 티몬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다. 티몬은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체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업계에서 평가하는 티몬의 시장 가치는 최대 2조 원 수준이다. 하지만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기폭제로 작용해 티몬의 몸값이 재평가받을 가능성도 높다. 쿠팡의 기업 가치는 당초 30조 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상장 추진 과정에서 66조 원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소셜커머스에서 타임커머스로의 전환도 눈에 띈다. 타임커머스는 하루를 분, 초 단위로 쪼개 매 시간마다 다양한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방식이다. 전환 이후 실제 성과도 쏠쏠하다. 티몬의 ‘타임매장’ 관련한 검색량은 1년새 급증해 작년 동기대비 4배 이상 늘었는데, 매장 검색을 통한 구매자는 7배가량, 매출은 8배, 구매 단가도 2배이상 크게 올랐다.
2010년부터 쿠팡, 티몬과 함께 소셜커머스로 출발해 판을 키우고 있는 위메프도 이를 갈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전용관을 열어 온오프라인 합종연횡을 강화하는 한편 신임 대표를 선임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 업체는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면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언택트 쇼핑 수혜를 온전히 누리진 못했다. 2018년 신선식품을 다음날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 ‘신선생’을 중단했고,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축소했다. 여기에 박은상 대표도 일신상의 이유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점도 아쉽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386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 뒷걸음질쳤다. 다만 영업손실을 2019년 757억 원에서 작년 540억 원으로 줄인 것이 위안거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과 공연 등이 크게 위축됐고, 직매입 상품 비중이 낮은 사업 특성상 코로나 특수를 상대적으로 덜 누렸다.
위메프는 신임 하송 대표를 선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신임 대표에 오른 하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며, 철저하게 사용자(User)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투자받은 3700억 원은 간편결제나 플랫폼 업그레이드 등 기술 고도화에 우선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프라인 업체과의 연합으로 플랫폼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최근 갤러리아 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까지 입점시켰다. 취급 상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럭셔리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갤러리아 전용관과 롯데 전용관에서는 각각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40여만 개, 120만 개를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