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할부수수료를 담합해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에 관해 적극 부인했다. 수료율이 동일한 것은 맞지만 ‘담합’은 아니며, 수수료로 이득을 보는 구조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11일 양정숙 의원은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10년간 단말기 할부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2조6000억 원을, 단말 할부 관리비용 약 2조6000억 원을, 이를 합해 5조2000억 원을 국민에게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단말 할부 수수료는 고객이 휴대폰을 할부로 통신사에서 살 때 무신용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에 대한 수수료다. 통신사가 보증보험료를 먼저 납부하고, 그 수수료를 고객한테 받는 구조다.
단말기 할부 수수료 제도는 2009년 SKT가 5.9%로 가장 먼저 도입했다. 그 뒤 KT가 2012년 5.7%로 도입했다가 2015년 6.1%로 올린 뒤 2017년에 5.9%로 내렸고, LG유플러스는 2012년부터 5.7%를 적용하고 있다. 5.9%는 보증보험료, 자본조달비용, 단말 할부 관리 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5.9%로 3사가 수수료율을 동일하게 맞춘 점을 국회가 지적하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담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9%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운영하는 것일 뿐 담합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한 사업자만 높으면 높다고 지적이 들어올 것이고, 한 사업자만 낮으면 또 그 수준으로 낮추라는 지적이 들어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통신 업계는 수년 째 수수료율 5.9%에서 변동이 없다는 점도 오히려 수익을 보지 않는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렸는데 할부금리는 왜 유지되냐고 하지만, 거꾸로 기준금리가 올랐을 때도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한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할부제도를 만들면 금융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고객한테 적정 수준의 수수료로 부담케 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다. 일시불로 구매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든 고객이 부담하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이 비용을 따로 안 받고, 일반 요금에 녹여 비용을 충당한다면 일시불로 내는 고객이 불합리하게 비용을 지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통사들은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구입은 주택 매매 등과 달리 담보를 설정하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에 따른 보증 보험을 드는 것”이라며 “따라서 담보와 신용 등급을 기반으로 한 금융권 대출과 비교하기 어렵고, 수익을 내는 구조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신 업계는 이 사안이 2016년에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조사를 받는 등 역사가 있었으나 지금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잊을 만하면 국회에서 지적이 들어왔지만, 행정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문제가 있었으면 진작 시정되지 않았겠냐”며 “공정위 조사도 사실 확인 차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