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훈(가명ㆍ29세) 씨는 항소 준비에 골치가 아프다. 주식리딩방 운영자가 시세조정으로 구속되면서다. 당시 리딩방에 입장한 투자자들은 사실을 모른 채 단순 지시에 따랐지만,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루된 것. 이미 1심이 선고 상황에다가 배상명령도 내려졌다. 이에 리딩방 참여자들이 항소를 준비하면서 박 씨도 합류했다.
동학개미가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미공개정보’ 등을 미끼로 개인투자자들을 시세 조종 등 불법 행위에 끌어들이면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리딩방 운영자의 매매 지시를 단순히 따르기만 하더라도 주가조작 형사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공정행위 개연성이 큰 ‘작업’에 가담할 것을 공공연하게 꾀기도 한다. 작전주로 의심되는 종목 매수를 부추기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주요 대상은 주로 동전주나 이른바 잡주들이 대부분”이라며 “거래량이 적거나 부담 없는 가격의 종목을 중심으로 해야 몇천 명의 사람으로도 시세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업체에서 여러 리딩방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 빈번하다”며 “한 방에서 ‘매수’ 신호를 보내놓고 다른 방에선 ‘수급이 몰린다’하고 부추기고, 또 다른 방에선 ”보셨죠, 저희만 믿고 따라오세요“라며 현혹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칫 잘못하다간 주가조작 등 범죄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해 6월, 금감원은 검증되지 않은 운영자의 말만 믿고 투자를 하면 투자금 손실은 물론 주가 조작 등의 불법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고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발신자는 “뉴스 발표 전이다. [참가]라고 회신하면 종목을 공유하겠다”며 참여를 꾀하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히 매매 지시를 따라 하더라도 주가조작 형사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리딩방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유사투자자문업체 1841곳 중 351곳을 점검한 결과 49곳(14%)의 불법 혐의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작년 말에는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가 회원들의 자금을 동원해 추천종목 주가를 상승시킨 뒤 회원들의 매매를 추가로 유도한 사건도 파악해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거래소도 리딩방이나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에 연루된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감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검대상 확대 등을 통해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영업실태 점검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며 “불법혐의에 대한 효과적인 사후처리를 위해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업무공조 체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