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공업생산은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서비스업생산은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통계청은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광공업(4.3%)과 서비스업(1.1%)이 모두 늘었다.
광공업생산 증가는 주로 반도체(7.2%), 화학제품(7.9%) 등 호조에 기인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가 지속하고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면서 7.2% 증가세를 이어갔고, 화학제품은 플라스틱 수요가 늘고 일부 업체의 신규설비 가동이 정상화하면서 생산 증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전반적인 지표가 개선세를 보였다. 생산이 4.9%, 출하는 2.2% 각각 증가했다. 내수출하와 수출출하가 모두 증가한 가운데, 재고율도 1.8%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4%로 4.2%P 급등했다. 2014년 7월(77.7%)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비스업생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부진을 지속하던 숙박·음식점이 20.4% 급증했다. 어 심의관은 “숙박·음식점 내 모든 업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는 0.8% 줄며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가 9.7%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통신기기 등 내구재는 각각 3.7%, 1.7% 줄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외부활동이 늘고, 이 가정에서 가정식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신기기는 전월 스마트폰 신상품 출시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투자에선 설비투자가 2.5% 줄고, 건설기성(시공실적, 불변)은 6.5% 늘었다. 설비투자가 줄긴 했으나, 감소세 전환으로 보긴 어렵다. 어 심의관은 “설비투자는 2019년 말부터 주요업체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호조를 보였는데, 지금도 반도체 경기가 좋고 주요업체의 설비 증설도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감소는 직전 3개월 연속 증가에 따른 일시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어 “전체 경기는 좀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제조업 등 광공업 호조에 힘입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P 상승하며 1개월 만에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오르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