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현지시간 19일 화성 하늘 비행에 성공했다.
이는 최초로 인류가 지구 이외 행성에서 ‘제어가 되는 동력체’를 비행시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 동력 비행에 성공한 날과 비견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인저뉴어티에 당시 사용됐던 플라이어 1호기 조각이 부착되기도 했다.
NASA에 따르면 한국시간 19일 오후 4시 30분 인저뉴어티 비행이 시도됐고, 약 3시간 뒤에 비행에 성공했다는 비행 정보가 지구에 도착했다. 이륙 후 초속 1미터 속력으로 3미터 높이까지 상승해 30초간 정지비행을 하고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모된 동력을 태양에너지로 재충전키 위해 수면에 들어간 상태다.
해당 시도는 앞서 NASA가 화성시간으로 30솔(1솔은 24시간 37분 23초) 내 하겠다고 밝힌 다섯 차례 중 첫 번째다. 즉, 네 차례 더 시험비행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인저뉴어티는 지구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화성 대기 밀도를 극복하기 위해, 보통 헬기보다 8배 정도 빠른 분당 2400회를 회전하는 탄소섬유로 만든 날개 4개가 달려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는 건 지구에서 고도 10만 피트(약 30킬로미터)로 비행하는 것과 비교할 만하다. 어떤 헬기도 그 정도 높이에서 비행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NASA는 인저뉴어티 제작에 한화 950억3000만 원에 상응하는 8500만 달러를 들였고, 이것을 품고 화성을 향한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개발에 약 3조 원인 27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처럼 고비용이 드는 도전에 나선 건 화성 탐사영역을 크게 확장할 수 있어서다. 1997년 화성을 돌아다니며 탐험하는 시대를 연 첫 탐사 로버 ‘소저너’와 같은 역할을 해줄 비행로봇을 만들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NASA는 “미래의 화성 헬기는 기존 착륙선과 로버, 궤도선이 제공하지 못했던 독특한 시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로버가 닿을 수 없는 지역에 가거나 가벼운 화물을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