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현재 전라선에 SRT를 운행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전라선 SRT 운행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르면 하반기 SRT의 전라선 운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호남 지역 의원들과 주민들이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꾸준히 요청해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SR은 수서∼부산(경부선)과 수서∼목포(호남선) 노선만을 운행 중이다. 수서에서 SRT를 탑승한 승객이 여수나 순천으로 이동하려면 익산에서 KTX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SRT의 전라선 운행에 대해 철도노조는 "SRT를 전라선에 투입하는 것은 '철도 쪼개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철도 민영화'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SRT 전라선 투입 대신 수서행 KTX 투입을 요구했다.
현재 한국철도가 운영하는 KTX 열차가 수서역으로도 다닐 수 있게 한다면 추가 인력이나 비용도 들지 않고 중복투자로 인한 세금 낭비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SRT의 차량정비나 시설 보수점검, 승차권 판매 등은 한국철도가 맡고 있다. SRT의 전라선 운행 추진이 더딘 것도 현재 SR의 차량 여유는 고작 10량 1편성이고 하반기에 가서나 한 편성을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형욱 후보자는 수서역에 KTX를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서역 KTX 운행은 철도산업 구조와 발전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RT의 전라선 운행으로 향후 고속철도가 다니지 않는 지역에서 SRT 추가 투입을 요구한다면 철도 통합론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은 "고속철도 차량 운영에 여유가 있는 KTX가 수서와 지역을 연결하면 전라선뿐만 아니라 포항과 경전선 구간까지 연결할 수 있다"며 "KTX가 수서역과 지역 일반노선을 연결할 경우 경쟁체제의 허상이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 통합은 철도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이기도 하다. SR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철도 경쟁을 이유로 출범했다.
노 후보자는 통합 문제에 대해 "철도산업 구조 문제는 이용자 편의, 안전, 철도산업 발전에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취임하면 철도산업 발전 및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적합한 철도산업 구조가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