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종환 전 서울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이 횡령액 일부를 구단에 변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한성수 부장판사)는 프로야구 구단 히어로즈가 남궁종환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4억69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남궁 전 부사장은 2010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자금 관리 및 집행 업무를 맡았다. 그는 재직 중이던 2016년 9월 이장석 대표와 공모해 이사회·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인센티브 지급기준과 절차를 위배하면서 자신과 이 대표에게 각각 7억 원, 10억 원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 남궁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됐고, 남궁 전 대표는 1심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남궁 전 부사장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7년 11월 “인센티브 수령 부분에 대해 법원의 유죄판결이 선고될 경우 그 금액을 회사에 변제할 것을 약속한다”는 확약서를 작성해 구단에 전했다.
구단 측은 확약서에 근거해 피해액 7억 원 중 급여와 퇴직금 등을 제외한 4억6900만 원을 남궁 전 부사장에게 요구했다. 남궁 전 부사장 측은 "확약서에 지급할 금액, 지급 시기·방법이 기재돼있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약정금채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확약서에서 정한 '유죄판결의 선고'라는 부가된 약관은 그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를 조건으로 볼 수 있다"며 "배임죄 판결이 확정됐으므로 확약서가 정한 정지조건이 성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센티브 수령과 관련한 피고의 공소사실은 이 사건 배임죄가 유일하므로 ‘유죄판결이 선고될 경우 그 금액’은 배임죄의 피해액인 7억 원”이라면서 “약정금의 지급 주체와 그 상대방도 피고와 원고임이 분명해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법률 행위의 주요 부분이 확정돼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