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광석 가격 폭등으로 철강 제품 가격도 함께 치솟으면서 영세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철강협회는 이날 포스코, 현대제철 등 협회 회원사들과 만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 철강사 마케팅담당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철강 제품 품목별 수급 상황과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철강 협회는 철강 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제품 종류가 매우 다양하단 점에서 제품별 유통 상황 등을 먼저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와 대응책을 모색하고 유통에서 사재기 행위 등이 있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은 가격 급등인데, 이는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시장 가격을 통제할 수도 없다. 산업부는 최근 철강사들에 생산 라인을 쉬지 않고 가동해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철강사들은 이미 생산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 그나마 수출물량을 내수로 공급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7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톤(t) 당 212.2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한 뒤 하루 만에 다시 210달러를 넘긴 것이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와 중국의 환경정책 강화에 따른 생산 감축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의 긴장 관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점도 철강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철광석 수입의 60%를 호주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을 비롯해 냉연강판, 선박을 만들 때 쓰는 후판 등 대부분 제품 가격도 치솟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니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수요 중소기업들은 납품 단가에 철강재 가격 인상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같은 자원은 (채굴 속도 등의 한계로) 광산에서 채굴해 공급하는 양과 이에 따른 수요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며 “돌발 편수로 인한 가격 폭등 등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해외에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일정량에 대한 우선권은 있지만, 가격 폭등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부는 13일 기계, 조선, 기자재 등 수요 단체들을 만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