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실적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해 올 한해 판매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2일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12월 자동차 판매실적은 예상했던 대로 저조했다. 지난 12월 국내 완성차의 내수판매는 8만6928대로 전년동월대비 23.2% 감소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지난달 정부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해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을 30% 인하해 차량 가격이 3~5%하락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업체별로는 기아차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의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급감했고, 특히 GM대우는 무려 56.7%나 급감했다.GM대우는 모기업 GM의 파산위기에 몰린 영향으로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기아차가 7만1226대로 전년동월대비 10.0% 증가해 완성차업체들 중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증가율을 보였다.
차급별로도 경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급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은 ▲자산가치 하락과 고용불안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급랭 ▲개인 신용 악화 및 할부금융회사의 자금 경색으로 인한 신용판매 부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은 외환위기 수준을 방불케 하며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진단하고 있다.
LIG투자증권 안수웅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내수판매 감소는 이제 시작단계"라며 "금융시장 혼란, 실업률 상승 우려, 비관적인 경제 전망, 신용경색 등 현재 판매 부진의 주원인들이 아직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양희준 연구원 역시 "내수 시장의 부진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당분간 내수 업황의 개선으로 인한 국내 완성차 업체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지난 12월에 인센티브 제공 등 할인판매와 세율인하 영향으로 일부 대기수요가 실현된데다, 자산디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진행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항상 소득 감소에 따른 구매여력 위축으로 2009년 내수판매는 약 11%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