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들의 면면이 가려진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어 구조조정이 지연될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92개 건설사를 우선 평가해 오는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하도록 통보했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이거나 주채권은행의 신용공여액 50억원 이상인 300여개 건설사 중에서는 시공능력 상위 기업이 이번 1차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은행들은 이들 회사를 4개 등급으로 나눠 부실징후기업(C등급)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야 하고 부실기업(D등급)은 퇴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채권은행에게 건설사 구조조정을 맡긴 채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건설사 구조조정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구조조정 대상 기준을 정하는데)부채비율, 수주잔고, 미분양률 등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며 "구조조정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틈만 나면 '신속하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채권금융기관들은 아직 이견조율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평가기준 없이 회사의 분기보고서만을 가지고 획일적으로 건설사들을 평가한 '살생부'가 돌아다닌다"며 "정확하지 않은 점수가 확산되고 이로 인해 부실회사라고 알려진 사실이 나중에 은행권의 최종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