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에만 국한되지는 않겠지만 중국 주식시장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후퇴 우려로 반토막 신세를 면치 못하고 비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새해 들어 이틀 연속 3% 이상 급등하는 등 반짝 급등을 보였던 중국증시는 올 한해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증시 회복의 걸림돌로 중 가장 큰 문제로 중소 수출업체들의 잇따른 도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들고 있다.
과거 중국이 만들어내는 물건은 품질에 관계없이 팔려나갔지만 이제 상황이 뒤바뀌었고, 중국 전체 고정자산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의 추락은 중국의 실업률을 2%포인트가량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경제 경착륙을 막아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에도 각종 경기부양 카드를 바탕으로 경기침체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여 경기침체의 충격을 어느 정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이미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2년 동안 4조위안을 투입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중국 GDP의 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가 GDP 2% 내외 수준의 부양책을 내놓은 것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한편 올해 중국증시가 회복을 하는데 있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여지는 또 다른 변수로 올해 해금되는 비유통주 물량으로 인한 수급 압박이란 지적도 있다.
올해는 해금되는 비유통주 물량이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해금되는 비유통주는 6907억주로 지난해 해금된 물량의 4배 이상이다. 월간으로 보면 7월과 10월에 73%가 집중돼 있으며, 1월만 보면 116개사 139억주의 비유통주가 해금된다. 이를 지난해말 주가로 환산하면 986억위안(19조72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해금되는 비유통주가 국영은행에 몰려 있어 대주주들이 주식을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조용찬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1분기는 재고조정 기간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이고 경기후퇴기의 초기로서 약세국면에서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힘들다"며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나 금리인하 및 정책적 효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짜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부정책이 하반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상반기에 모든 정책을 다 쏟아내고 있다"며 "금리인하 등의 효과가 6개월 후에 나타나는 만큼 2분기 말부터 정책변화에 따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정책 관련주인 철도건설, 토목건설, 중장비, 건축자재, 전력설비와 내수확대 관련주인 제약, 통신, 도소매, 농업, 가전제품이 유망하고 원가 하락과 함께 실적이 좋아지는 전력, 음식료 등의 개별종목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하반기는 내수확대 정책에 따라 경기가 돌고 재고조정이 끝나면서 경기민감주인 철강, 시멘트, 금융, 증권주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증시는 글로벌 침체위기로 참사를 겪었지만 올해 증시는 낙관적으로 봐도 좋다며, 12개월 이내에 주식은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올 상반기는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지만 하반기에는 경제 악화 정도가 완화되며 증시가 대폭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부동산은 중국 4대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와 제2주택 매입 우대 등 정책지원으로 단기간의 가격급락은 막겠지만 올해 추가적으로 15%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