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두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불티나는 식품이 있다. 바로 '커피'와 '라면'이다.
씀씀이를 줄여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품목은 불경기에도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어 '효자상품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시장은 1400~1500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약 25% 성장했다.
전반적으로 차음료(-20%)를 비롯한 음료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커피만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커피매출이 전년에 비해 25% 증가했다. 레쓰비와 칸타타가 두자리수 성장세를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10월~12월 커피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1.9% 신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불황 속에서도 커피가 꿋꿋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커피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풀이했다. 또 얇아진 지갑 탓에 커피전문점 보다 저렴하게 즐기려는 소비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자 후발업체들이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달고서 가세할 태세다. 웅진식품은 '할리스커피', 광동제약이 '탐 앤 탐스'와 손잡고 커피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면'도 불황 속 인기식품 중 하나. 거의 정체기에 있던 라면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올렸다. 경기가 어려울 때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
농심은 지난해 11월 누적 라면매출이 1만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신장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9월 누적 라면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으며, 한국야쿠르트는 라면매출이 1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31%나 큰 폭으로 신장한 결과다. 삼양식품도 라면에서 20%의 신장률을 올려 불황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판 구황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라면의 판매고는 경기의 호불황과 직결되는 요소가 있다"며 "다만 커피는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려 하기 때문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