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주거지역의 반대말을 찾아보자. 아마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상업지역일 것이다. 하지만 상업지역은 어떤 면에서 주거지역의 한층 발달된 형태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살다보니 물건을 파는 상점이 생겨나고 상점들이 모여서 특화된 상가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대형 상업지역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본문
주거지역과 전혀 인연이 없는 곳은 오히려 공업지역이다. 공업지역은 각 공장 기숙사 외엔 이렇다할 주거시설이 없다.
최근에는 아파트형 공장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파트형 공장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아파트형 공장도 주거보다는 사무실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장은 곧잘 멋진 주거지역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상업지역이 주거지역으로 '환원'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업지역은 간단히 주거지역으로 바뀌며 그 위상은 기존 주거지역을 능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공장이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한 것은 멀리 볼 것도 없이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를 보면 된다. 80년대 까지 대규모 공장지대였던 이 지역은 90년대 들어 공장들이 물러나면서 새로운 아파트 단지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신도림동 일대 대림, 동아, 롯데, 태영 등의 아파트가 바로 이들 공장지대의 '변신'이다.
2000년대 들어선 영등포구 문래동-양평동 일대 공장지대가 새로운 주거단지로 변화한다. 문래동 GS자이는 입주와 동시에 여의도를 제외한 영등포구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했으며, 인근 현대홈타운도 입지적 약점에도 불구, 인기 아파트로 떠오르고 있다.
◆안양-의왕시 교통호재 안고 신규 아파트 단지로 거듭
수도권에서도 최근 공장지대가 아파트로 바뀌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대표적인 공장지대 라인은 서울에서 부천을 잇는 경인라인과 수원까지 이어지는 경수라인 두 지역이다.
이 가운데 먼저 깃발을 올린 곳은 경수라인. 그 중에서도 안양시, 의왕시 일대다.
국도1호선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이 곳이 다른 지역보다 먼저 개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90년대 초반 먼저 개발된 평촌신도시의 파급효과다.
평촌신도시 개발 이후 국도1호선 주변은 공업지역에 주거지역이 '침범'하게 된다. 이후 안양시 호계동에 호계주공 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호계 대림e-편한세상'이 입주하면서 지역 주거여건이 크게 개선되며, 다시 의왕시 오전동과 고천동 일대 저층 단독 주거지역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경기도 뉴타운 계획이 나오면서 의왕시 고천동 일대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러한 이 일대 변화의 핵심은 바로 교통여건이다. 서울 금천구와 수원시를 잇는 국도1호선 외에도, 서울 서초동에서 고천동과 직결되는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 그리고 멀리는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도 있는 도로 교통의 요지가 바로 이 일대다.
철도 교통은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강남 접근성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만큼 이 일대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공업지역으로 인한 주거 침해 우려도 적다. 국도1호선을 경계로 북쪽인 의왕시 오전동과 고천동, 왕곡동은 주거지역으로 형성돼 있으며, 남쪽인 의왕시 부곡동은 공업지역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주-공 분리 때문이다.
특히 이 일대에 형성돼 있는 공업지역도 자동차 정비 관련 공업시설이 대부분이라 주거환경에 대한 침해요소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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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고천 재개발, 투자자 관심 둬 볼만
이 일대 아파트는 아직 가격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투자가치가 있다는 평을 받는다. 오전동과 왕곡동 일대 기존 아파트는 대부분의 경우 3.3㎡당 700만~800만원 선의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입주 연차는 15년이 넘어서 중고참 아파트지만 이 일대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가 한 두동 짜리 소규모 단지임에도 대부분 3.3㎡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포은마을, 솔거마을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형성돼 있는 왕곡동일대는 다소 높은 매매가를 보인다. 3.3㎡당 1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상태인 이 곳은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 의왕 IC가 지척에 있어 어느 곳보다 더 큰 발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역이다.
더욱이 오전, 고천, 왕곡동은 주거지역 뒷편으로 청계산과 백운호수에 위치해 있어 주거환경은 오히려 평촌신도시 등 기존 인기 주거지역을 크게 뛰어 넘고 있다.
기존 아파트는 비교적 낡았다는 점에서 따로 본다면, 역시 이 일대에서 투자를 점칠 수 있는 것은 오전동과 고천동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사업이다.
이미 지구에 따라 상당부분 진척이 이루어진 고천동 일대 재개발사업은 현재 사업단계에 기본계획만 수립된 초기 상태지만 향후 발전 여력을 봤을 땐 평촌신도시와 인접한 내손지구에 뒤를 잇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직 매물이 많지 않아 대략적인 가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30평 이상 대형 매물은 3.3㎡당 1300만원, 그리고 15~20평가량 중형 매물은 3.3㎡당 1500만원, 그리고 10평 이하 소형 매물은 3.3㎡당 2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재개발 매물가격은 다소 높아 이를 통한 투자시 전망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매물과 입지에 따라 적지않은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현지 '우리 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불황이 가속화되면서 거품이 붙었던 지분가격도 서서히 조정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거품 조정기가 끝난 후 가격 추이를 보고 공사기간을 감안한 투자를 결정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