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5일 광주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굴착기 기사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경찰청 전담 수사본부는 이날 굴착기 기사와 현장 공사 책임자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불법 다단계 하도급 및 해체계획서 미준수 등 법규를 무시하고 철거 공사를 강행해 건물 붕괴사고를 발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굴착기 기사는 철거공사를 불법 재하도급 받은 백솔건설 대표, 현장 책임자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철거공사를 수주한 한솔기업 소속이다.
경찰은 굴착기 작업을 했던 백솔건설 대표로부터 “건물해체계획서를 본 적이 없다. 시공사와 하도급업체의 지시대로 작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구속 절차에 착수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오후 광주시청 도시경관과와 광주 동구청 건축과·민원과,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재개발사업 전반의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자치단체의 책임 여부를 규명하고자 광주시와 동구를 압수수색했다. 또 경찰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이뤄진 철거공사에 조합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함께 조사 중이다.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은 석면과 지장물 해체는 다원이앤씨, 붕괴 사고가 난 일반건축물 해체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한솔기업에 각각 공사를 맡겼다. 그러나 다원이앤씨와 한솔기업은 계약과 달리 백솔건설에 공사를 불법 재하도급해 진행했다.
한편 경찰은 재개발조합 업무와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에 조직폭력배 출신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뒷북’ 입건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인사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다. 경찰은 문 씨가 철거공사 수주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하지만 문 씨는 이미 이틀 전인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이날 뒤늦게 문 씨를 입건하면서 출국 상태를 확인했다. 현재 조합 측은 문 씨와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20명 이상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와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회사 관계자, 문 씨 등 1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