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한화그룹간의 이견으로 인해 '매각 무산' 전망까지 제기되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인해 대우조선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상 연말에 실시했던 임원인사가 지난해 이뤄지지 않았으며, 올해 경영계획도 수주목표와 매출의 대략 범위만 정해졌을 뿐 1월 중순이 지났음에도 경영목표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사내 직원들 분위기는 조속한 매각작업으로 회사의 안정을 바라는 쪽과 자금난으로 매각작업이 더디기 때문에 자금상황이 양호한 기업이 인수하기를 바라는 등 크게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에 대한 불신은 아니지만, 현재 한화그룹이 자금조달문제에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자칫 인수 후 자금난이 재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사내 구성원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대우조선 매각 작업 난항으로 인해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임원인사도 실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대우조선은 통상 연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새해가 밝은 지 보름이 지나도록 임원인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대우조선은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이 지난해 말 종결할 예정이었던 점을 감안해 인수측과 협의를 거쳐 임원인사를 단행하려고 했지만, 매각작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인사시기를 놓친 셈이 됐다.
아울러 올해 경영계획도 매출 13조원 이상ㆍ수주목표 100억불 이상이라는 대략적인 목표만 세웠을 뿐, 아직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점도 매각작업의 지연과 무관하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이 반드시 매각작업과 상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글로벌 경기상황과 조선업황 등을 고려해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한화그룹이 작년에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했다면 경영계획 및 임원인사 등 회사의 중요한 사안들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매각 작업 난항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측은 한화그룹의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감을 드러냈다.
대우조선 노조는 노조 소식지인 '새벽함성' 14일자를 통해 "6조원대의 매각을 성사시키려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한화의 돈도 없이 외상으로 사려고 했던 발상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화그룹과 함께 비판의 대상이었던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인수 잔금의 분납과 기간연장은 안된다고 원칙을 고수한 산은의 태도는 국책은행로써 적절했다"며 "원칙 없는 매각은 특혜와 로비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간부들은 오는 16일 회사의 올바른 매각을 촉구하고 산은과 한화의 불성실한 매각진행을 규탄하기 위해 상경투쟁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