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일선에서 확진자를 걸러내는 임시 선별검사소가 '사중고'를 겪고 있다. 부족한 인력은 만성적이 됐고, 여름철 폭우와 폭염으로 의료진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력난 걱정이 더해지며 검사소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총 53개의 임시 선별검사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주보다 27개소가 늘었다. 현재까지 총 283만7450건을 검사했고 양성은 9940건을 기록했다. 전날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발견한 확진자는 78명이다.
임시 선별검사소의 인력 부족 현상은 고질병이 됐다.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체육센터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지원 근무를 하던 구청 직원 한 명이 탈진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보건소 소속이 아닌 이 직원은 선별검사소 지원 근무를 나갔다. 인력은 부족한데 검사량이 많아진 데다 더운 날씨에 방호복까지 입다 보니 탈진한 것이다.
서울시는 인력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서울 임시 선별검사소 의료진은 평균 8명~12명이 배치돼 있으며 2교대나 3교대로 근무 중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임시 선별검사소를 확대하면서 신규 검사소 인력을 3명에서 6명, 총 94명을 지원했다"며 "시간 연장이나 추가로 인력이 필요해 현재 54명에 대해 중수본(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인력 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들어 임시 선별검사소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폭염과 함께 폭우로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날 강남구는 의료진 휴식을 위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선별검사소 3곳의 운영을 중단했다.
서대문구보건소 임시 선별검사소는 전날 폭우로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갑작스레 많은 비가 내려 임시 선별검사소에 물이 고이면서 합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검사를 기다리던 시민 약 200명은 신촌, 홍대 등 지역 내 다른 임시 선별검사소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최모(31) 씨는 "폭염으로 운영을 중단하는 시간을 제때 안내해야 의료진과 시민 모두 덜 고생할 것"이라며 "폭염과 폭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에어컨 자제령'을 내리는 등 전력 수급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취약시간대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폭염주의보와 경보 등에 맞춰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임시 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며 "지침을 다시 강조하고 관련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난 우려에 대해서는 "전력 수급 불안정 상황을 고려해 한국전력과 긴밀하게 소통해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