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다음 달부터 애플 아이폰을 LG베스트샵에서 판매한다.
휴대폰 사업을 오는 30일 공식 종료하면서 발생하는 LG베스트샵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시도다. 일단 아이폰을 통한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애플 생태계에 노트북 소비자 등을 뺏길 우려도 있다.
28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최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LG베스트샵 운영사 하이프라자와 ‘통신기기 판매업의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휴대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가 애플 아이폰 판매를 검토하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이 반발하면서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한 끝에 나온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통점들이 아이폰 판매를 반대했는데 협의 끝에 상생 방안을 찾았다”라며 “LG베스트샵 매장이 400여 개로, 초기에는 절반 이하에서 판매를 시작해 상호 협의를 거쳐 판매 매장 수를 늘려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LG전자의 아이폰 판매는 타사 제품을 자사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최초의 시도다. LG전자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매출 증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아이폰 판매 결정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LG베스트샵에 휴대폰을 사러 오는 고객을 응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을 사기 위해 오는 고객도 있는데, 그분들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600명에 달하는 LG베스트샵 휴대폰 판매 직원들의 안정적인 고용 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다. 이들 인력은 휴대폰 판매에 특화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가전이나 TV 보다는 휴대폰 판매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
업계는 국내에서 갤럭시에 이어 2위 판매량을 자랑하는 아이폰을 통해 LG 베스트샵 매출 확대를 노릴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LG베스트샵 매출은 2조8910억 원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3조2977억 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LG베스트샵 매출이 삼성디지털프라자에 밀린 것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일각에선 매출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애플 생태계로 ‘환승’하는 소비자들이 인해 노트북 등 애플과 겹치는 라인업 판매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주요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전략을 수립할 때 노트북 등과의 연동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애플은 일찍부터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아이맥·아이패드 등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의 의미가 강화되면서 한 제조사 제품으로 여러 기기를 통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LG전자의 노트북 등이 애플 점유율에 잠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LG 그램'의 판매가 가장 높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