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그룹이 최근 부동산(투자)과 교육을 양대 축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합병하는 과정에서 교육 분야 핵심 계열사의 최대주주로 장동하 실장이 등극한 까닭이다. 장 회장이 건재한 데다 그룹 정점에 있는 회사 지분을 꽉 쥐고 있는 탓에 승계 구도가 완전히 결정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나 어느 정도 후계 구도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교원그룹은 앞서 지난달 말 부동산과 교육을 중심으로 그룹 내 사업을 재편한다고 대외에 선포했다. 교육과 비교육 사업 간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비롯해 법인별 사업영역의 경영 비효율성 해결 등 지속성장이 사업 재편의 목적이었다.
교원그룹은 부동산ㆍ투자 관련 법인인 교원-교원프라퍼티-교원인베스트 3개사와 교육사업법인인 교원에듀-교원크리에이티브 2개사의 합병을 가결했다. 합병 기일은 10월 1일이다.
사업 분야별로 부동산은 교원프라퍼티가 교원과 교원인베스트 2개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교원프라퍼티와 교원의 합병비율은 1대 0.64이며, 교원인베스트는 교원프라퍼티 100% 자회사여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
또 교육사업 법인은 교원에듀가 교원크리에이티브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합병비율은 1대 6.3이다. 다만 교원구몬은 브랜드 독립성을 위해 합병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장동하 실장이 등장한다.
장 실장은 피합병법인인 교원크리에이티브 지분 70%를 가진 최대주주다. 나머지 30%는 자사주다. 또 교원에듀는 장 회장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합병비율대로라면 장 실장은 과반에 가까운 지분으로 자산 규모 5000억 원을 웃도는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상장사이고 지분율에 대해 공개를 안 하고 있어 정확하게 몇 프로인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비율로 유추해보건데 최대주주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설익기는 하나 교육 합병법인을 승계 디딤대로 활용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다. 후계자가 핵심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기업가치를 키운 뒤 그룹 내 정점에 있는 회사와의 합병 내지 지분 상속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재계에서는 흔히 쓰이는 경영권 승계 방법이다. 장 실장은 교육 합병법인 외에도 교원라이프의 최대주주로 있다.
다만 교원은 이러한 관측에 대해 너무 앞서갔다는 평가다. 일단 장 실장이 그룹 정점에 있는 교원프라퍼티 지분이 없고 기업가치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승계를 염두에 뒀다면 프라퍼티 지분을 가져와야 했을 것이나 (장 실장) 지분이 하나도 없다”며 “또 프라퍼티가 합병하면 자산 규모가 2조 원을 웃도는 등 격차가 커 승계와 연결짓기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재편은 경영 승계를 발판 삼으려 한 것이 아니다. (장 실장이) 신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어 후계 구도를 인정한 것 같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실장은 교육 합병법인의 대표이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고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과 기조실장으로서 미래 먹거리, 신사업에 집중한다. 합병법인 교원에듀는 기존 에듀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복의순 대표와 그룹 내 IT 연구개발조직을 이끈 신영욱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