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 그들의 모습은 어떤 배경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느냐로 결정된다. 사람들 각자의 모습은 배경, 즉 사회가 결정권을 갖고 그 가치를 결정해왔다. 유독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받은 정신장애인(정신질환자)의 모습은 그 당시 사람들이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됐다. 서양 중세의 사람들은 돌을 들고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돌팔매를 맞았다. 그리고 현대의 사람들은 붕대를 들고 그들을 아픈 환자로 휘감아 버린다. 환자로 묶인 이의 삶은, 말 그대로 환자의 삶이다. 현대사회에서 환자의 삶은 사회의 흐름에서 배제된 삶이다. 배제된 삶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낙인과 고통을 가중한다.
정신적 고통이나 상처를 안은 사람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의 고통과 상처는 관계에서 파생된 것이고 그 관계는 결국 사회이다.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배제됨으로 고통과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의 가족이며 곧 나 자신이니까 이들을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소중히 보듬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중세의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났고 현대의 의료 사각을 해소해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고통과 상처를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떠야 한다. 장애의 문제를 더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적 문제로 정의하고 있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서(CRPD), 이제 우리가 손에 들어야 할 그것이다.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