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협회 ‘10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기준금리 BMSI(Bond Market Survey Index)는 87.0으로 집계됐다. 설문 응답자 100명 중 87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는 얘기다. 앞서 이투데이가 5일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 2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0%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8월 금통위에서 0.5%였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지 1년 3개월 만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급증, 자산시장 과열 등 금융 불균형의 심각성을 누차 경고하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해 왔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중국의 전력난은 인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주식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10월 들어 코스피는 3000선을 내줬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쳤다. 여기에 외국인 수급도 좋지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한국 주식을 1조 원 넘게 팔아치우며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수급 악화는 달러 강세 기조와 맞물려 원화 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6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92.3원에 마감하며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폭도 가파르다. 6일 국고채 3년 금리는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7%선을 돌파했고, 10년물은 2.4%에 육박했다가 이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데다 해외 금리에 연동해 시장금리가 상승 중”이라며 “시장금리가 주요 심리적 상단을 계속해서 돌파하면서 매수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0월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취임한 박기영 신임 금통위원이 매파 성향으로 추정되는 데다가,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 불균형 완화에 강력한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한은이 물가안정보다는 금융 불균형에 초점을 두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만큼 동결 명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입장에서도 물가안정과 금융 불균형 중 금융 불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최근 주택가격이나 신용증가 등 데이터를 봐도 한은이 원하지 않는 쪽으로 나오고 있다. 굳이 11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이미 채권금리가 1.25%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도 대선, 총재 임기를 한두 달 앞둔 시점보다는 앞당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