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힘 싣는 서울시…"콘텐츠 부재 우려, 관리 중요"

입력 2021-10-21 15:22 수정 2021-10-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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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첫 메타버스 예산 규모 있게 편성할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바타 형태로 지난 19일 열린 '스마트시티 리더스 포럼'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바타 형태로 지난 19일 열린 '스마트시티 리더스 포럼'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서울시가 '메타버스 서울'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며 내년에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사업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메타버스’는 가상ㆍ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아바타를 활용해 사회ㆍ경제ㆍ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다. 현실과 같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5월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스타트업 지원공간 '서울창업허브 월드' 개관했다. 스타트업 64개와 창업지원시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메타버스 회의실도 시범 도입했다. 공무원들이 VR(가상현실)을 활용해 주택ㆍ도시계획이나 문화 관광 정책을 논의할 수 있다. 서울시 대표 디자인 축제인 '서울디자인위크'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무대를 옮겨 세미나를 연다.

서울시는 '서울비전 2030' 발표를 기점으로 메타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대전환에 발맞춰 '메타버스 서울플랫폼'을 오는 2023년까지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예산안이 아직 서울시의회에 제출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 서울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과와 관련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 내부에선 일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앱)처럼 이용률이 저조하거나 예산을 투입해 관련 체계를 구축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모바일애플리케이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개발한 앱 79개 가운데 44개가 서비스를 중지하고 폐기됐다. 총 51억8000만 원의 예산이 쓰였다.

서울시 다른 관계자는 "수요에 맞춰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메타버스 관련 사업도 앱처럼 시간이 지난 뒤 흐지부지될까 봐 걱정"이라며 "서울시라는 행정기관 특성상 시민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앱이나 블록체인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지만 현재는 거의 동력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시도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무분별하게 어마어마한 플랫폼들을 만들면 비판할 수 있지만 작은 플랫폼 열어 여러 시도를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메타버스에 시각화된 아바타가 들어가는 걸 보면 좁아 보일 수 있지만 VR 등으로 활용을 넓히면 무궁무진한 세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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