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협상 대상 올라
전문가들, ‘철강 강국’ 한국과 협상 필요성 주장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미·일 양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부과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일본과 영국에 부과한 관세와 관련해 협상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다음 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러몬도 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러몬도 장관은 성명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과잉 공급 대부분은 중국이 주도한 것으로, 이는 시장 지향적인 미국 산업과 종사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이번 협정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또 “미국과 일본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구축된 역사적 동맹”이라며 “공유된 가치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지난달엔 EU와 수년간 벌이던 관세 분쟁을 마무리했다.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매년 330만 톤 수준의 상품에 무관세를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은 쿼터제 적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들어 8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이 171만5902톤으로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232조 시행 전인 2017년에 비해서는 35%나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도 일본, 유럽과 마찬가지로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 상공회의소의 마이런 브릴리언트 국제업무 책임자는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배제 절차는 일본과 한국, 영국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미 행정부가 이를 추구하고 있다는 신호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한국이 철강업과 이를 둘러싼 탄소 집약도 문제 등에 있어 주요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 기고를 통해 “한국은 세계 최고의 철강 생산국이자 산업 강국으로서 탄소 집약도 감소와 관련된 모든 회담에 한국이 참여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쿼터제임에도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대표단은 15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한편 타이 USTR 대표는 따로 18일 한국을 방문한다. USTR 대표의 공식적인 방한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