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가 22일 고지됐다. 다주택자 1인당 종부세액 부담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주택시장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보유세·거래세 동시 강화에 주택 보유 부담이 늘어도 매물이 통제되는 시장 왜곡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각각 국토보유세 신설, 종부세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두 공약 모두 정답이 되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를 뼈대로 한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최근 개인 사회서비스관계망(SNS)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국민의 급격한 보유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양도소득세 세율을 인하해 기존 주택의 거래를 촉진하고 가격 안정을 유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세율도 인하하고 장기보유 고령층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매각하거나 상속할 때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아예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청약통장은 모른다더니 종부세는 전면 재검토한다는 윤 후보, 1.7%만 대변하는 정치는 하지 말라”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품고 다달이 없는 월급 쪼개서 청약통장에 돈 넣는 서민들을 위한 대책은 나 몰라라 하면서 강남에 시세 30억 원 부동산 보유한 사람의, 그것도 장기보유 혜택으로 110만 원 내는 세금부터 깎아주자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기본소득 토지세(국토보유세)’를 언급하며 “전 국민의 90%가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면 실질적으로 서민들에게 세금 감면 효과까지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인 국토보유세는 ‘용도별 차등 없는 종부세’를 의미한다. 주택분이든, 토지분이든 과세표준에 따라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하고,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게 이 후보의 구상이다. 사실상 종부세 강화다. 반면, 윤 후보의 주장은 ‘종부세 폐지’에 가깝다.
다만, 현시점에선 종부세보다 양도세를 먼저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선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며 “(종부세 완화는) 불로소득 관련 이슈뿐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가 맞물리다 보니까 쉽게 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종부세나 보유세나 계속 늘어나는데 양도세 부담은 커져서 팔지도 못하고 보유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종부세는 주택가격 안정 효과를 먼저 따지고, 양도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전면적으로 (종부세 등) 재산세를 높이고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만 재고 주택들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